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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6.11 휴일엔 DIY

휴일엔 DIY

일상 2017. 6. 1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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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수전은 얼마 전에 고장이 났고 2층 수전은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아 늘 마음에 걸렸는데 마음먹고 어제 드디어 손보기로 했다.

수전이랑 새면대, 그리고 배수관을 다 뜯어보니 여기저기 날림으로 작업한 흔적들이 드러났다. 앵커볼트는 대충 박아놓고 조립하면서 부품도 빼먹고, 위치도 반듯하지 않고, 저렇게 엉터리로 조립한 세면대를 지난 10년동안 쓰고 있었다.

2층 세면대는 벽속으로 배수관이 들어가 있어 위치를 사온 부품 위치가 맞질 않아 새로 하나 더 살까 하다가 쇠톱으로 잘라서 위치를 잡았다.

이번에도 느낀 거지만 갈수록 저런 부품들의 내구성이 낮아져 물이 새지 않도록 쓰레드 캡을 꽉 조여서 잠갔더니 황당하게 캡이 부서지는 것도 있었다. 집주인 마음 같아선 좀 값이 나가더라도 튼튼한 제료로 물건을 만들어 팔면 그걸 살텐데 그냥 모양만 번듯하게 만들어 파는 물건들이 대부분이라 우량품을 선택 할 수도 없다.

아무튼 내가 부품들를 구입해서 직접 깔끔하게 작업을 하고 나니 속이 개운하다.
(2층 수전은 1층으로 옮겨달고, 2층 수전은 새 것으로 장착)

작업 특성상 좁은 공간에서 쭈그리고 않아 불편한 자세로 한참 작업했더니 오늘 아침 허리랑 종아리가 제법 쑤신다. 앞으로 자기가 살게 될 집이 아니니 날림 공사를 하는가보다 생각이 들던데, 손으로 작업해서 돈 버는 사람들은 방망이 깎던 노인을 두고두고 읽었으면 좋겠다.

몸은 고되도 기분은 좋아 1, 2층을 왔다갔다 하면서 뿌듯한 마음으로 수전이랑 세면대를 반짝반짝 닦아 놓고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참 맛있다.

다음주엔 3층 수전도 손을 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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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u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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