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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2.24 수정동배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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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났을 당시 주소는 배수지 옆 골목 수정동 1011번지.
내가 어렸을 때는 요즘처럼 안내문이 설치된 시설물들이 드물었기 때문에 항상 곁에서 보고 지내면서도 일반인들이 출입할 수 없었던 배수지가 어떤 장소인지 잘 알지 못했고 그래서 잘 가꿔진 녹지가 신비로운 정원처럼 느껴졌었다.
기록에 의하면 1931년에 준공되어 현재 원도심에 해당되는 지역 4만 5 천명분의 급수를 담당했다고 한다.
2001년 공개되기 전까지는 현재 게이트볼장으로 쓰이고 있는 장소에 관리용으로 지어진 근대식 건물이 있었으나 개방될 즈음 헐리고 없으며,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화강석 계단과 청석으로 받듯 하게 쌓아 올린 축대는 원래 모습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개방이 된 현재는 주민들의 운동 및 휴식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 가지 크게 아쉬운 점은 개방 전 녹지 보존에 대한 대책이 부족했는지 전면적이 잔디로 덮였던 녹지의 상당 부분이 훼손되어 바닥의 자갈 골재까지 드러날 지경이 되었는데 강우에 의한 침식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산책로(원래는 잔디)의 토양이 더 이상 유실되지 않도록 적당한 소재로 바닥 마감공사를 하고 잔디 보식도 필요하다.
전해 듣기로는 몇 년 전 우레탄을 시공하려고 하였으나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고 하는데 사실 여부나 진행과 관련된 내막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가 없다.
녹지로 보존되어 있는 중앙 수조 남북에는 각각 출입용 시멘트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데 북쪽의 계단은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나, 남쪽의 계단은 몇 년 전 포클레인이 진입하면서 허물어진 것을 대충 복원하여 원래의 모습이 사라져 버렸다.
수정동 배수지는 지역의 주요기간시설인 관계로 도심 속 울창한 녹지로 남아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산복도로의 역사보다 더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있었던 익숙한 장소이지만, 그 내력을 알고 보면 복병산배수지와 함께 원도심 인근에 몇 남지 않은 근대토목건축물로 보존가치가 높은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도 지자체와 주민들의 많은 관심 속에 앞으로도 잘 보존되어 시민들로부터 많은 사랑받을 수 있는 장소로 가꾸어지기를 바란다.
시내버스 22, 38, 86, 186번을 타고 묘심사 또는 덕림아파트 정류소에서 하차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산복도로에서 내려다 보이는 수정배수지전경
크기별 상수도관을 잘라 단면을 겹쳐 만든 조형물
완벽하게 정수되어 바로 마실 수 있는 부산 수돗물 '순수365'
화강암계단
옛정문
게이트볼장 가운데 근대식 관리건물이 있었고, 그 뒤로 보존이 잘 된 축대가 보인다.
상당히 잘 만들어진 축대임을 알 수 있다.
게이트볼을 즐기고 있는 할아버지들
원래는 모두 잔디밭이였다. 토양유실이 심해져 이제는 바닥골재 자갈이 드러나보인다.
잔디가 남아 있는 녹지가 원래 바닥의 높이이며 토양유실로 인한 단차가 크게 생긴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원래의 모습을 간직한 북측 계단

Posted by Yu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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