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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1.18 碑石을 찾아서 - 경부철도용지 표지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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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에 묻혀있는 한 세기 전의 기억을 찾아서...

부산민학회 주경업 회장님과 2013년 9월 17일 답사.

 

사방댐 공사를 한 초량천 계곡을 따라 청조약수터쪽으로 올라가다보면 예사롭지 않은 표지석이 4개 보입니다.

각각의 비석마다 경부철도용지(京釜鐵道用地)라는 한자가 세겨져 있습니다.

계곡은 동일중앙초등학교 정문쪽 일방통행로를 거쳐 현재 생태하천 복원사업중인 초량천까지 연결이 됩니다.

제 기억으로 산복도로에서 초량6거리까지 노출되어 있던 초량천은 80년대 말쯤 복개도로가 되었습니다.

서중학교와 동일중앙초등학교 자리는 원래 철도배수지가 있었던 곳으로 원래의 모습은 1929년 요시다 하츠사부로가 그린 부산 그림지도에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처음 부산역은 현재 정발장군 동상자리에 있었으며, 영선고개부근 쌍산(영선산)을 깎아 착평공사를 한 이후 현재 교보생명빌딩자리가 있는 중앙동쪽으로 옮겨가게 됩니다.(1953년 대화재로 소실)

2012년 부산시립박물관과 경부철도용지비석 1차조사에 함께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아래와 같이 검토 결과를 전달 받았습니다.

철도관련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검토한 결과 본 표지석은 1898년 9월 이후부터 1901년 9월 이전에 설치된 것으로 경부철도라는 용어는 일본식 표기로 최초에 사용되던 용어입니다. 

경부철도 부설 허가는 1898년 9월 8일이었으니 표지석 제작시기는 이 이후로 추정되며, 본래 경부선 부산시내 선로 계획은 구덕산에 터널을 파고 용두산 서쪽을 거쳐 남쪽 바닷가(지금의 남포동)에 해륙연락역을 건설한 계획이었으나, 구덕산 터널을 피하기 위하여 동쪽 범천동 쪽으로 계획을 변경하였다고 합니다.

1901년 9월 21일 초량에서 경부철도 기공식을 거행하여 선로부설 계획 노선을 변경한 기공식 이전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므로 본 표지석은 경부철도 부설 계획을 수립하고 계획노선에 따른 표지석을 설치하였다가 계획 노선을 변경한 후 이미 설치된 표지석을 그대로 방치하여 오늘날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물이 있어야 움직일 수 있는 증기기관차를 운용하기 위한 배수지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한 표식일 것 같기도 합니다.

동일중앙초등학교 부근에는 해방전 부터 철도관사가 있었고 초량동 일대에는 철도병원 등 철도 관련 시설들이 모여 있어 동구는 예로부터 경부철도와 깊은 연관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부산동구의 경부철도 관련 장소와 기록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우리나라 철도역사의 시발점인 동구의 지리적 역할이 재조명 된다면, 대륙의 관문으로서 위상이 더 높아 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Posted by Yu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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