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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첫 일요일, 산책에 초대되어 어려서 부터 자주 다니던 익숙한 수정산에서 낯선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 9월6일 오후 한 시 부터 세 시간 가량 숲 속에서 진행

'소요의 시간'은 동구의 수정산 숲에서 자연을 관찰하고 예술을 체험하며 지역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융복합 예술프로젝트로 기획된 자연과 예술의 경험이 공존하는 산책입니다.

 

비온 후 미끄러운 산길에서 안전사고를 대비하여 몸을 풀고 출발합니다.
비가 온 다음 날이라 초량천 계곡이 시원하게 흐릅니다.
딱따구리 해설사가 알려준 수정산 산딸나무. 지금까지 나무이름이 뭔지 잘 모르는 산 아래 도시인으로 살아왔습니다.

 

김진주 작가의 책 '수정산 그리고 ...' 전시

수정산에 서식하는 작은 생물들의 모습을 관찰하여 그렸습니다, 손으로 쓴 설명과 펜드로잉이 정겨운 느낌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교정에 심어졌던 히말리아시다를 여기서 다시 만났습니다. 가지치기를 많이 해서 균형이 무너져 바람에 잘 넘어가게 되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산수유 나무 이파리

 

가지가 매끈한 배롱나무, 지나다니며 늘 보던 나무지만 이름은 처음 배웠습니다.
편백숲에서 휴식, 식물이 되어보자 체험형 퍼포먼스 진행, 눈을 감고 누워 팔을 벌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가 되어 봅니다.
이희재님의 국악 정가 감상.

평시조 '태산이 높다하되'. 익숙한 편백 숲속에서 지금껏 가장 낯선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근사합니다. 

초량천 상류는 사방댐 공사를 하기 전 원래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도토리 나무에 상처가 난 이유. 나무에 스트레스를 주어 열매를 많이 맺게 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태풍이 지나간 뒤라 낙옆이 어지럽네요.

 

코르크 제작에 쓰이는 굴참나무 만져보기
생둥 맞은 숲속의 빨간바가지는...

 

구멍이 뚫려 새는 바가지입니다.
강은영 작가의 기획으로 새는 바가지를 위 아래로 이어 물길을 만드는 경험을 해보고 왔습니다.
김덕희 작가의 Calling Nature 낯선 모습의 투명한 바위 그리고 그 속에 들어있는 스마트 폰

인간이 환경과 맺어나가는 관계의 방식과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굉장히 낯설고... 이해가 어렵습니다.^^

연락이 가능한 바위의 연락처 입니다.
전지 작가님의 ''아-' 소리나는 그 일들' 전시

수정동과 수정산에 관한 기억을 수집하여 재구성한 단편만화입니다. 공감 가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마침 비가 그치고 선선하여 가볍게 걷기 아주 좋은 일요일 오후였습니다.

처음 뵙는 분들과 처음 해보는 방식의 짧은 산행.

가을 산책은 10월 31일 부터 11월 1일 이틀간 수정산 숲 산책로에서 진행됩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참가자에게 지급되는 기념품 보자기? 허전한 방 한 쪽에 걸어 장식을 하였습니다.^^

Posted by Yu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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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에 묻혀있는 한 세기 전의 기억을 찾아서...

부산민학회 주경업 회장님과 2013년 9월 17일 답사.

 

사방댐 공사를 한 초량천 계곡을 따라 청조약수터쪽으로 올라가다보면 예사롭지 않은 표지석이 4개 보입니다.

각각의 비석마다 경부철도용지(京釜鐵道用地)라는 한자가 세겨져 있습니다.

계곡은 동일중앙초등학교 정문쪽 일방통행로를 거쳐 현재 생태하천 복원사업중인 초량천까지 연결이 됩니다.

제 기억으로 산복도로에서 초량6거리까지 노출되어 있던 초량천은 80년대 말쯤 복개도로가 되었습니다.

서중학교와 동일중앙초등학교 자리는 원래 철도배수지가 있었던 곳으로 원래의 모습은 1929년 요시다 하츠사부로가 그린 부산 그림지도에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처음 부산역은 현재 정발장군 동상자리에 있었으며, 영선고개부근 쌍산(영선산)을 깎아 착평공사를 한 이후 현재 교보생명빌딩자리가 있는 중앙동쪽으로 옮겨가게 됩니다.(1953년 대화재로 소실)

2012년 부산시립박물관과 경부철도용지비석 1차조사에 함께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아래와 같이 검토 결과를 전달 받았습니다.

철도관련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검토한 결과 본 표지석은 1898년 9월 이후부터 1901년 9월 이전에 설치된 것으로 경부철도라는 용어는 일본식 표기로 최초에 사용되던 용어입니다. 

경부철도 부설 허가는 1898년 9월 8일이었으니 표지석 제작시기는 이 이후로 추정되며, 본래 경부선 부산시내 선로 계획은 구덕산에 터널을 파고 용두산 서쪽을 거쳐 남쪽 바닷가(지금의 남포동)에 해륙연락역을 건설한 계획이었으나, 구덕산 터널을 피하기 위하여 동쪽 범천동 쪽으로 계획을 변경하였다고 합니다.

1901년 9월 21일 초량에서 경부철도 기공식을 거행하여 선로부설 계획 노선을 변경한 기공식 이전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므로 본 표지석은 경부철도 부설 계획을 수립하고 계획노선에 따른 표지석을 설치하였다가 계획 노선을 변경한 후 이미 설치된 표지석을 그대로 방치하여 오늘날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물이 있어야 움직일 수 있는 증기기관차를 운용하기 위한 배수지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한 표식일 것 같기도 합니다.

동일중앙초등학교 부근에는 해방전 부터 철도관사가 있었고 초량동 일대에는 철도병원 등 철도 관련 시설들이 모여 있어 동구는 예로부터 경부철도와 깊은 연관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부산동구의 경부철도 관련 장소와 기록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우리나라 철도역사의 시발점인 동구의 지리적 역할이 재조명 된다면, 대륙의 관문으로서 위상이 더 높아 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Posted by Yu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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碑石을 찾아서

부산동구 2013. 12. 8.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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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에 묻혀있는 한 세기 전의 기억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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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u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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