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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깎으러 갔더니 쉬는 날도 아닌데 싸인볼이 멈췄길레 이상하다 싶었다.
문은 열렸는데 연탄난로도 지펴놓지 않고 늘 켜놓은 라디오도 꺼져있다.
오늘 머리 깎습니까 하고 불렀더니 아주머니가 앉은 채로 방문을 반쯤 열고는 아저씨가 병원에 입원중이라며 미안하다고 하신다.
미안하시긴요...
몸이 불편해 외출이 뜸했던 아주머니도 오랜만이었는데 못알아 볼 정도여서 한참 옛날 모습을 찾아봤다.
정확히 85년 겨울부터 30년 넘게 다녔던 곳인데 최근 아저씨 건강이 눈에 띄게 나빠지면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어서 기운 차리고 돌아오시면 좋겠지만 앞으로 기약할 수 있는 날이 길진 않을 것 같다.
중년으로 접어드니 늘 거기 있을 것 같았던 익숙했던 것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게된다.
그래서 평생을 한 동네에서 산다는 것은 좀 서글플 때도 있다.
이제 지난 추억들은 정리함에 넣어 두고 남은 여정을 꼼꼼하게 적어봐야 할 때가 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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