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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십 년 전 장롱 속 깊숙이 카메라를 귀중품으로 보관하던 시절이 있었다. 카메라가 재산목록 1호에 들어갈 만큼 고가품이던 시절 사진을 취미로 가지는 것은 엄두를 내기 쉽지 않았으나, 지금처럼 누구나 고화질 카메라 한 대씩은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시대가 되면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사진작품'까지도 손쉽게 시도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사진 동호인의 저변이 넓어지면서 사진동호회나 사진교실은 온 오프라인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 최종 결과물인 사진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사진 전문 갤러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산에서 거의 전무한 실정이었다. 부산에서는 해운대의 고은사진미술관이 아카데미와 함께 앞서 개관하였고, 그 다음으로 갤러리수정이 2017년 5월 문을 열었다.

갤리리수정은 비상업적 대안공간을 표방하고 있으며, 자신만의 사진 세계를 발표해 보고 싶은 무명작가들에게 문턱을 낮추어 전시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갤러리수정은 원도심에서 처음으로 개관한 사진갤러리로서 특이하게도 1969년 준공된 수정아파트 한 칸을 개조하여 전시장으로 꾸몄다.


10평이 조금 넘는 50살 된 서민아파트의 내부 원래의 모습을 최대한 살려 전시장으로 꾸몄으며, 턱이 높은 작은 마루, 방 두 칸, 그리고 부엌 한 칸의 구조를 그대로 살려 당시의 주거생활도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이 되었다 .

재작년까지는 아파트의 부엌에 해당하는 휴게의자에 앉아 창밖을 보면 영도까지 탁 트인 북항의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고층아파트들이 가로막아 이전의 조망이 사라진 점이 아쉽다.

2017년 5월 20일 개관 이후 현재까지 27회가량의 전시회를 열었으며 오픈행사는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매회마다 오픈행사는 아파트복도에서 조촐하게 진행되며 사진작가 및 동호인들의 교류의 장으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갤러리수정에서도 윤창수관장님이 일반인들을 상대로 직접 사진아카데미를 운영중이며 주간반과 야간반이 각각 나뉘어져 있다.(포스터 참조, 문의전화 010-2558-3011)

현재 갤러리 수정에서는 김홍희 작가님이 지도하고 계시는 사진집단 일우의 여행사진전 라오스 4박 5일이 6월 9일까지 전시 중이다.

입장료 없이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부산광역시 동구 수정공원남로 28(수정동 1186-1) 수정아파트 4동 A408호로 찾아오면 된다. 대중교통은 52번 버스를 타고 회차지점에 하차. 22, 86, 186, 38번을 타고 수정아파트에서 하차하여 300미터쯤 걸어서 갈 수 있다.
http://gallerysuje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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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 Skirt

일상 2018. 8. 1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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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육버스 돌아가는 삼복더위 고갯길에
손에 꼭 쥔 연분홍빛 치맛자락 휘날리니
가끔씩은 생각나는 오래 전의 화양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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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번 버스를 타고
널 만나러 가는길
멀리 있어 더욱
그리운 그 때의 너
벚꽃비 내리는 4월의 밤
그 언덕을 오르며
손을 잡았지
모든게 처음이던
우린 그 언덕을 오르며
어깨에 내린 벚꽃잎에
너의 손길이 느껴진다
추억이 내리는 4월의 밤
그 언덕을 오르며
걸어 가는길
모든게 처음이던
우린 그 언덕을 오르며
놓지 않던 너의 손을 기억하며
내 어깨엔 벚꽃잎이 쌓여간다
86 번 버스를 타고
널 만나러 가는길
그 언덕엔 그때의
니가 기다린다
니가 기다린다
기다린다
기다린다

산복도로 - 2014년 4월 4일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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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strada

일상 2016. 4. 1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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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성큼성큼 떠나간 길.

지팡이 집고 뒤돌아 보며 돌아오는 고갯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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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문드문 86번 버스가 지나가는 한산한 노인보호구역.

출근한 사람들은 졸음과 싸우고 있을지도 모르는 이 시간에

담너머 동백나무는 봄볕이 너무 좋다고 저 혼자 굵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린다. 

지난 가을 여기서 잠시 마주보고 앉았던 추억을 회상하는 오후,

마흔 여섯이 되어 맛을 알게된 박하담배 생각이 간절한 이 순간.

Verweile doch, du bist so schö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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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사진은 2009년 2월 초 어느 일요일 휴일 근무를 하러 출근하던 길에 잠깐 차를 멈추고 찍었던 장면.

옅은 안개에 쌓인 북항이 지금과 비교해 한적해 보입니다.


두 번째 사진은 2016년 2월 24일 오전 촬영한 풍경.

새로 만든 부산항대교가 평소 가물가물 잘 보이지 않는 수평선을 대신해서 선을 그어 놓은 느낌입니다.


7년 간격으로 영주 3거리 근처 옥상 주차장 같은 장소에서 촬영.


40년 넘게 보고 지내던 풍경이 최근 10여년 사이 급격하게 변하는 바람에, 요즘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 조마조마한 느낌입니다.

머지않아 저 매립지에도 고층건물들이 빼꼭히 올라오게 되면, 탁 트인 바다를 보고 싶을 땐 등산이라도 해야할 겁니다.


네...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한다는 사실뿐'이란 글을 위안으로 삼아야겠습니다.


시원한 북항의 풍경을 여한 없이 보고 마음 속에 남기고 싶거든 지금 부지런히 산복도로를 찾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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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져라

일상 2016. 2. 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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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찍어 놓은 사진 두 점과 인터뷰 내용이 국제신문 기사로 나왔습니다.


http://www.kookje.co.kr/mobile/view.asp?gbn=v&code=0300&key=20151214.2201319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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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만으로도 가슴 벅찬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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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량 산복도로 친환경스카이웨이주차장 공사는 작년 공모사업으로 선정되어 얼마 전 부터 동구청 주관으로 전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공사 예고 플랭카드가 바다쪽으로 걸려있어 처음엔 그쪽으로 도로를 확장하는구나 생각했는데 공사가 시작되면서 산쪽 인도변 벚나무를 몽땅 잘라버렸습니다.


출퇴근길이라 며칠 전엔 차를 세워 안내판에 그려진 도면을 봤는데 도면상으로도 나무가 잘려나가는지는 알아보기 힘들게 되어 있었습니다.


친환경이 뭔지 뭐라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어이가 없지만 동구의원을 만나서 들어본 바에 의하면,


올해부터 열린 부산항 불꽃놀이를 구경할 장소 확보가 큰 이유 중 하나랍니다. 조망이 좋기는 하지만 거기 말고도 구경할 장소는 동구, 중구, 서구, 영도구, 남구에 두루두루 널렸습니다.


일년 중 하루 몇십분 불꽃놀이 구경을 하기 위해 아름드리 벚나무 수십 그루를 잘라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관계자의 설명은 ""벚나무 옆 하수시설 때문에 나무뿌리가 기형적이기도 했고, 재산 가치도 높은 게 아니었다"랍니다.


더 어처구니 없는 것은 잘린 벚나무가 인근 어느 집 땔감으로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입니다.

땔감으로 나무를 가져간 사람은 그 곳에 벚나무가 잘려나갈 것을 미리부터 알고 있었지만 주변에 알리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더욱 걱정이 되는 것은 도로변 옹벽 위로 데크를 설치하면서 더 많은 나무들이 잘려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통을 강조하는 시대에, 그리고 효과적인 소통방법이 없는 것도 아닌데 대부분 주민들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 이해하기 어려운 공사가 진행되는 것이 정말 답답할 뿐입니다.


긴 설명 필요 없고 사진으로 현장을 한 번 보시죠.


관련기사: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150804.22005205150


* 아래: 2014년 4월 4일 직접촬영(관련링크: http://sanbokdoro.tistory.com/54)




* 아래: 오늘(2015.08.04) 촬영 

도로변 벚나무는 이미 다 잘렸고 옹벽 위 나무들도 데크설치를 위해 잘려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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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15 / 수정5동 산만디 / 바리톤 강경원, 테너 홍지형, 베이스 권영기


저기서 매달 공연이 있다는 걸 알고만 있었는데, 보름전쯤 우연한 기회에 촬영 부탁을 받고 오늘 처음 공연을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낮이 긴 6월 즈음 해질 무렵부터 시작되는 저녁공연의 느낌이 참 좋습니다.


Heaven Singers는 깐조네 부라더스라고 불러도 되러나?ㅎㅎ


풀코스 식사와 멋진 공연을 함께 한 기분 좋은 월요일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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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비밀

일상 2015. 6. 1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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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동안이나 걷히지 않는 안개속에 감추고 싶은 비밀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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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지나다니면서 궁금했던 오래된 건물엘 들어가봤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관사라고 들었을 뿐 정확한 내력은 알지 못합니다.

대나무를 사용한 창틀 장식과 건물을 지으면서 짜넣은 가구들이 눈길을 끌며, 장인들이 일일이 나무를 다듬어 만든 실내 장식들이 보물처럼 보입니다.

10년 전에 바로 앞에 지은 공장에서 몇 년 전까지 창고로 사용하다 지금은 방치되어 있는데, 생각보다 내부가 잘 보존되어 마음만 먹는다면 거의 원형에 가깝게 복원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허물어진 기왓장도 당시의 것입니다. 

하지만 조만간 헐릴거라고 합니다.ㅠㅠ

안타까운 마음에 최대한 구석구석 촬영하여 보았습니다.




1950년 항공사진상의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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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bokdoro morning

일상 2014. 12. 17.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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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빵이 생각나는 계절


201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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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세요?

부산동구 2014. 12. 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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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바이크 타고 장에 가시고

할머니는 건너 마을 아저씨 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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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보호구역

일상 2014. 11. 1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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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에 이렇게 된 거... 이 집에서 늙어버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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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14. 9. 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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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되니 벌써 태양의 고도가 많이 낮아져 오전엔 눈부신 북항바다를 볼 수 있다.

야경이 훌륭한 곳에 가면 흔히들 백만불의 가격을 매긴다.

나는 오늘 퇴근길 스쳐 본 찬란한 북항 풍경에

10만원의 값을 매기고 싶다.

누구나 감탄할만한 풍경에 10만원은 터무니 없이 낮은 액수라 생각되지만, 

그리고, 평소엔 값을 매겨본 적도 없지만,

오늘은 굳이 10만원치만 보고 가련다.

어제는 운전 경력 24년만에 처음으로 잠시 세워 둔 차가 견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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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할 수 없는 초대

일상 2014. 7. 1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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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미장원에서 머리 깎고 집에서 시원하게 맥주나 한 잔 하려고 수퍼엘 들렸는데, 그 앞에서 만난 할머니에게 이끌려 땀 뻘뻘 흘리며 수제비 한 그릇 먹고 왔네요.

오래간만에 수정아파트 들어가서 사진도 좀 찍었는데 언제 가도 정겨운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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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 Busan

일상 2014. 6. 2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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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부산, 시니어 부산

나이가 더 들더라도 철따라 유행따라 옷은 바꿔 입으며 지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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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7일 아침에...


현재 이바구공작소 근처에서 촬영하였는데 5년만에 완전히 다른 풍경이 되어 버렸다


Konica III / Hexanon 48mm 2.0 / 수퍼리아 100 / HP s20 필름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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