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간단하게 화면만 터치하면 알아서 매끈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을 누구나 가지고 다니지만, 그래도 사진을 배우는 것이 무엇인가 질문을 한다면 많은 사람들은 전문가용 카메라를 잘 다루는 것, 그리고 근사한 작품사진을 찍는 기술을 배우는 것 정도로 대답을 한다.

 

카메라가 장롱 속에 보관하는 귀중품으로 취급받으며 한 달치 월급 정도는 지불해야 쓸만한 카메라를 살 수 있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이 아니더라도 부담 없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쓸만한 카메라들이 많고, 중고시장에는 더 좋은 가격의 카메라들이 넘쳐난다. 그리고 많은 기능들이 자동화되어 그냥 셔터만 눌러도 정확하게 사진을 찍어내는 카메라들이 대부분이다.

 

즉, 사진이라는 취미의 문턱이 낮아져 동호회를 시작으로 사진인구가 크게 확대되었지만 본격적인 예술로서 사진에 도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예전에는 대학에서 전공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이었지만 최근 들어 사진작가들이 진행하는 수업을 중심으로 비전공자들이 심도 깊은 사진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동구에서는 오래전부터 흑백암실작업을 배울 수 있었던 초량동의 아트뱅크가 있었고, 2017년 드디어 수정아파트 4호동에 윤창수 작가가 갤러리 수정을 열면서 사진아카데미 과정도 함께 시작되었다.

 

교육과정은 기초반과 중급반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카메라의 이해부터 시작하여 유명 작가들의 사진세계를 통해 사진사의 흐름을 짚어보며 자신의 사진이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를 한다.

 

수정아파트 4동 B503에 위치
과제로 촬영한 학생들의 사진 품평
포트폴리오 제작을 위한 작품 선정
2020년 종강파티

 

각 과정의 마무리 단계에서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은 수업을 위해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단체전을 준비할 수 있으며 현재 2020년 졸업 전은 아래와 같이 전시되고 있다.

 

보다 진지하게 자신의 사진세계를 넓혀보고자 한다면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여 문을 두드리면 된다.

 

www.gallerysujeong.com/bbs/board.php?bo_table=news_01&wr_id=15

Posted by Yurok
,
728x90

'문화공감 수정'이 '정란각'이라는 이름의 요정으로 영업을 했던 시절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대문까지 올라가서 입구 앞의 공간을 보면 계단 쪽이 좁고 반대편이 넓은 부자연스러운 모습인데, 대문을 바라볼 때 왼편의 빌라는 원래 정란각의 정원이 있던 자리였다. 정원을 없에고 그 자리에 빌라를 지으면서 빌라 쪽으로 나있던 계단을 헐고 지금의 위치에 새로 계단을 만들었다. 

 

중앙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하굣길에 일본인들이 전세버스를 타고 와서 단체로 정란각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기억난다.

장소가 장소이니 만큼 동네아이들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늘 궁금했었다. 한 번은 호기심에 큰 마음을 먹고 대문 틈으로 엿보았던 적이 있었는데 때 한복을 입은 아가씨들이 국악공연을 하고 있었고 호텔 종업원 복장을 한 남자 직원들이 분주히 서빙을 하던 광경이 보였다.

 

정원에는 커다란 석류나무들이 있어서 친구들과 몰래 담을 넘어가 석류서리를 했던 적도 있었다.

 

그 이후 요정 영업이 중단되고 장군의 아들, 범죄와의 전쟁 등의 영화 촬영장소로 쓰이다가 현재는 등록문화재 330호로 지정되어 국민문화신탁에서 문화공간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원도심 일대에 많이 남아 있던 일식가옥들이 대부분 사라졌지만 가치를 인정받아 부산의 근대사를 증언하며 지역의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게된 것은 정말 다행이라 생각된다.

 

비교적 규모가 크고 잘 관리된 탓에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번 전시와 공연이 있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아쉽게도 가보지 못하다가 이번에 열린 네오풍류는 챙겨서 관람하게 되었다.

 

깔끔하게 꾸며진 공연장, 일본식 가옥의 특징상 여닫이문을 모두 때어내면 사방으로 탁 트인 큰 공간을 만들 수 있다.
관장님의 문화유산국민신탁에 대한 소개

문화유산국민신탁이란 문화유산을 ‘국민’ 에게 ‘신탁’ 하는 것이자 국민에게 신탁받은 문화유산을 보전·관리해 미래세대에게 물려주자는 사회운동으로 자신이 소유한 문화유산을 기증하거나 맡겨도 되고 매달 일정액의 회비를 납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nationaltrustkorea.org/greeting/)

 

첫번째 순서로 민혜성명창의 숙영낭자가. 현존하는 판소리는 다섯 마당에 대한 설명과 숙영낭자가가 전승된 설명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여유로운 토요일 저녁 가볍게 찾아온 곳이라 평상복을 입고 부르는 숙영낭자전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두 번째 순서는 대금 임명희의 연주, 만파식적에 얽힌 이야기로 시작하여 다향과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연주 감상

 

세번째 순서는 대금, 소금 이상현의 청성자진한잎, 오버 더 레인보우,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크로스오버 공연. 

마지막으로 출연진이 모두 나와서 흥겨운 진도아리랑, 마이크가 객석으로 넘어와 나도 한 소절 불렀음.

작은 규모의 공연이 두 시간쯤 진행되었지만 각 출연진의 공연 설명이 곁들여져 시간이 금방 흘러간 느낌이었으며, 지루하고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국악을 작은 무대 앞에 앉아 몰입해서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생각보다 관객이 적어 빈자리가 좀 남아 있었는데, 부산동구청에서 운영하는 SNS를 통해 소식을 받으면 앞으로 진행될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Posted by Yurok
,
728x90

백초탕에 관한 기억은 어슴푸레한 장면부터 반세기를 거슬러 올라간다.

 

아버지께서 외국을 자주 나가시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어머니 손을 잡고 목욕탕을 다녔었다.

 

확실하게 떠오르는 오래된 기억이 둘 있는데, 하나는 유치원생 시절(1977년) 어느 겨울, 여탕 탈의실 옷 바구니에 같은 유치원 유니폼이었던 남색 개바지(뜨개질바지)가 들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던 일이고, 다른 하나는 국민학교 저학년 때 민망해서 정말 가기 싫었는데 억지로 어머니 손에 끌려 손바닥으로 등짝을 맞아가며 끝내 여탕을 들어갔던 기억이다. 나름 어머니의 배려로 사람이 없는 새벽이었다지만 누군가 먼저 와 있었다.ㅠㅠ

 

할머니랑 셋이서 갔던 기억도 나는데 늘 새벽별이 반짝이던 이른 시간에 힘들게 일어나 쌀쌀한 바람을 헤치고 집을 나서서 동이 틀 무렵 돌아왔던 장면이 선명하다.

 

처음엔 단층 건물로 지어져 카운터를 중심으로 왼쪽이 남탕, 오른쪽이 여탕이었다. 목욕탕 입구에는 정원이 있었고 카운터 맞은편에 작은 화단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코브라처럼 생긴 현무암이 세워져 있었다.

 

탈의실에는 나무조각을 투박하게 깎아 만든 열쇠가 꽂힌 옷장이 있었는데 명절 직전엔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루어 모자라는 옷장 대신 커다란 바구니에 옷을 담았던 풍경도 기억도 난다. 

 

중학교 1학년때(1984년)까지 옛 모습의 목욕탕을 다녔던 기억이 있고, 이후 리모델을 하여 현재의 2층 건물이 되었다.

인터넷에는 내가 태어나기 한달쯤 전인 1971년 9월 22일 문을 열었다고 검색이 된다. 백초탕의 위치상, 그리고 영업을 시작한 시기상 1969년 준공된 수정아파트의 주민들을 겨냥하여 영업을 시작한 목욕탕이라 생각된다.

 

백초탕의 뜻은 흰'백'에 풀'초'라고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동안 주인이 여러 번 바뀌는 바람에 정확한 사실인지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백초탕 옆에는 같은 이름의 백초이용원이 있었고, 몇 년 전 이발사 아저씨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30년 넘게 거기서 머리를 깎았다.

 

가장 최근 백초탕과 관련된 기억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남자들의 로망 중 하나가 아들을 데리고 목욕탕을 가는 것이라는 것에 공감을 하는데, 첫째가 세 살쯤 되었을 때(2003년) 이른 아침 같이 목욕을 갔다가 아이가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집에서 원망을 들었던 사건이다. 

 

그 이후도 좀 다니다가 오래된 목욕탕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지저분한 느낌이어서 발을 끊은지 10년이 넘었다. 그런데 무슨 인연인지 얼마 전 생각지 못한 사건에 휘말려 다시 백초탕에서 목욕을 하고 있다.

 

오래간만에 들어갔는데 이전보다 산뜻해진 느낌이어서 그리고 마침 휴직기간이기도 해서 이달 들어서만 3번째 백초탕에서 느긋하게 목욕을 하고 왔다.

 

쌀쌀하게 찬바람이 부는 계절이 되면 이른 아침 한적한 목욕탕에서 뜨겁게 몸을 담그는 것이 큰 즐거움 중 하나이다. 

 

태어난 동네에서 계속 살고 있지만 현재 다른 곳으로 이사갈 계획도 없음으로 언제까지 나와 나이가 같은 백초탕을 계속 다니게 될 지 새삼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갔을 때 사람이 아무도 없길레 이 때다 싶어서 구석구석 사진을 좀 찍어보았다.

 

수정아파트 1호동 뒤편, 산복도로에서 한블럭 뒤로 들어간 한적한 일방통행로에 위치

 

마지막으로 갔을 때 요금이 400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6000원. 10년뒤 정년 퇴직을 하면 달목욕을 끊어보고 싶다. 4년전 목욕탕을 새로 인수한 사장님이 여기저기 손을 보고 목욕탕을 깔끔하게 관리하고 계심.
요금을 내고 이렇게 생긴 계단을 올라오면...

 

남탕 입구!
예전엔 수건을 챙겨왔었는데 지금은 공용 타월이 비치되어 있다.
탈의실에서 보이는 대욕탕! 어렸을 때 기억중 하나가 저 둘레에 앉아 작은 바가지로 물을 퍼 목욕을 하는 풍경인데 어느 나이 많은 아주머니가 바가지로 물을 퍼 양치를 하는 모습에 어린 마음에도 경악을 금치못했던 생각이 난다.
나가시(세신사) 베드와 작은 욕조. 동그란 욕조는 물을 받아 퍼서 쓰는 용도이고 저 뒤의 사각 욕조는 의료기(?)가 들어 있는 욕조이다. 남탕 나가시는 40년쯤 벌써 없어진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침대는 계속 있다. 왜일까???
바로 그 산호수경이라는 물리치료기. 아마 90년대 쯤 설치된 것으로 기억되는데 지금도 작동하는 지는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폭포 벽화. 88년 전후로 생겼는데 오른쪽 하단엔 화가의 싸인도 있었다. 온탕에 몸을 담그고 뒤로 기대어 누워 그림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참 좋았다. 백초탕의 느낌과 잘 어울리는 그림이라 생각된다. 색이 바래 윤곽은 희미해졌지만 칠이 벗겨진 곳이 없어 신기했음.
그리고 요즘 계속 오게 만드는 등밀이 기계. 기계가 튼튼한지 옛모습 그대로이다. 의자를 밟고 올라가 자세를 이리저리 바꾸면 몸의 2/3정도는 힘 안들이고 씻을 수 있다. ㅎㅎ
박력있게 뜨거운 물이 나오는 믿음직한 수도꼭지! 
처음 모습 그대로의 한증탕. 뜨거운 손잡이를 이테리타올로 단열시켜 놓았다. 알미늄 문틀에 팔이 닿여 작은 화상을 입었던 적이 있다. 따지자면 소송감이지만 약바르고 며칠 따갑다가 끝. 살짝 비치는 남자 모습은 아무리 자세히 봐도 안보임. ㅎㅎ
너저분한 바닥 카페트를 걷어내서 깔끔해진 느낌.
한증탕 안에서 보이는 목욕탕 풍경(순한 맛 광민탕 ㅋ)
내가 나올 무렵 할아버지 한 분이 들어오셨다.

 

브라운관 티비는 어느덧 LED 모니터로 교체되어 있고... 간단히 운동할 수 있는 장비와 보급형 사우나의자가 옛모습 그대로다.
아직도 탈의실 염색이 허용되는 듯. 예전에 염색약을 흘려 바닥에 얼룩이 생긴 것을 본 기억이 난다.
자주 하는 목욕은 만병통치랍니다!
나름 수정4동의 랜드마크였던 굴뚝, 85년까지 살았던 집 뒤편에서 촬영, 나무를 때던 시절 높았던 굴뚝을 허물어 짧막해졌다.

Posted by Yurok
,
728x90

집 가까이 있는 시장이지만 버스를 타고 지나갈 때 성북시장 입구만 쳐다볼 뿐 방문할 일이 없었는데, 10년 전쯤 지역사와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증산왜성을 방문하는 길에 자주 찾아가게 된다.

 

증산공원을 가려면 중앙대로쪽에서 올라가는 방법도 있지만 우리집에서는 산복도로를 따라 성북고개에서 성북시장을 지나 동구도서관에 주차를 하고 증산성을 둘러보는 것이 편하다.

 

동구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은 초량시장과 수정시장이지만 산복도로를 오르내려야 하는 고지대 주민의 입장에서는 접근성이 좋은 성북시장만의 장점이 있다.

 

처음 방문했을 때의 느낌도 성북고개 맨 꼭대기의 능선처럼 이어지는 평지를 따라 형성된 시장거리가 참 편안하게 느껴졌다.

재작년 오랜만에 성북시장을 찾았을 때 웹툰거리가 조성되어 확 달라진 모습에 놀라게 되었다.

재래시장과 웹툰이라...

거리조성에 참여한 작가들의 깔끔한 그림체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요소를 정겹게 엮어내고 있는 느낌이다. 

그림체는 다양하지만 각 매장마다 간판과 재료와 구성의 통일성을 잘 살려 번잡한 느낌 없이 테마공원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곳곳에 배치된 개와 고양이의 캐릭터가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든다.
생선가게 옆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는 마을 주민 할머니들
고등어를 손질중인 주인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저녁 찬거리 간고등어를 구입중입니다. 소주 한 잔 어울릴 듯.
증산성으로 가는 길목에 새로 개관한 동구 만화 체험관
역시 제가 좋아하게 된 개와 고양이 캐릭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태블릿을 이용해 직접 그려볼 수 있는 체험공간
어릴 적 십원짜리 동전 몇 개를 가져가면 볼 수 있었던 동네 만화방 만화책이 재현되어 있어 잠시 추억에 빠져봅니다.
만화 체험관 옥상에는 편하게 쉴 수 있는 전망좋은 휴게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동구 원도심의 옛모습과 진구쪽으로 형성된 아파트단지가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성북시장 웹툰거리는 장을 보는 것은 물론 간단히 식사할 수 있는 식당들도 찾을 수 있으며 증산공원을 둘러볼 수 있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가벼운 산책코스로도 좋습니다. 

아이들을 대리고 동구만화체험관을 둘러봐도 좋고 동구도서관에 막 개장한 전망대를 둘러봐도 좋습니다.

시내버스를 이용할 경우 86, 186, 87번을 타면 시장입구에 하차합니다.

Posted by Yurok
,
728x90

2년 만에 다시 찾아가 본 영가대로 가는 길은 원도심 속 한적한 산책길로서 특색 있는 곳이라 생각되어 소개합니다.

 

부산은 역사적으로 일본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며, 그 흔적들이 여기저기 남아 있으나 그 자취들은 일제강점기를 겪은 관계로 해방 이후에도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부산동구는 두모포왜관에서 유례 된 고관입구, 임진왜란 당시 축조된 왜성, 조선통신사의 출발지였던 영가대, 경부철도의 흔적들과 적산가옥들이 남아 있는 곳이지만 인근 주민들조차도 그 내력에 대해서 최근까지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중에서도 조선통신사의 출발지였던 영가대는 2008년부터 조선통신사축제와 함께 언급되면서 시민들에게 존재감을 다시 가지게 되었다.

 

영가대는 조선통신사가 일본으로 출발하기 전 여정의 안전을 기원하는 해신제를 올리던 곳으로 조선통신사의 역사에서 빠뜨릴 수 없는 장소이다.

 

영가대라는 곳이 인근에 있다는 이야기는 가끔 들었지만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 재작년에 자료를 참고하여 겨우 찾아가 본 적이 있으나, 골목 구석 허름해 보이는 입구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어 실망을 하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표지판 왼쪽의 좁은 골목이 옛 영가대로 가는 골목

부산진성 아래쪽은 해안가였으며 바다와 접한 언덕이 작은 만을 이루고 있어 조선시대 경상 좌수영 수군들의 군사시설이 있었던 곳이다. 그 언덕 위에 아래의 그림과 같이 영가대가 서 있었다.

 

그림 중앙 언덕 위 건물이 조선시대의 영가대

하지만 경부철도 개설 당시 그 언덕을 깎아 인근 바다를 매립하면서 흔적은 사라지고 영가대가 있던 자리는 경부선이 지나가는 철길이 되었다.

 

2011년 개관한 조선통신사 역사관 위에 영가대가 복원되어 있으나 그 위치와 모습은 오리지널과 거리가 멀다.(아래사진)

 

작년에 원래 영가대가 있던 자리가 재정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영가대를 다시 찾아 나서본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면 부산진시장에서 버스를 하차하여 조금만 걸어오면 성남초등학교 입구가 나온다. 성남이란 이름은 부산진성의 남쪽을 뜻한다.

성남초등학교 정문

성남초등학교는 1923년에 일본인 학교인 부산제8심상소학교로 개교하였으며 해방 이후 1946년 4월 7일에 부산제8공립국민학교가 되었다.

학교 담장을 따라 걷다보면 초등학생들의 군것질 거리를 파는 가게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아이템이 잔뜩 진열되어 있는 문방구를 볼 수 있다. 건물들의 모습에서 아주 오래된 원도심이라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다.

 

하교길 문방구에 진열된 물건들 앞에 몰려 있는 아이들을 보며 잠시 옛 추억을 떠올려본다.

계속 직진을 하여 길 끝에서 좌회전을 하면 오래된 굴다리가 나온다. 경부철도와 함께 설치된 고가도로가 지나가는 아래쪽이며 현재는 매축지마을과 진시장을 연결하는 통로이다. 굴다리의 입구는 영화 아저씨의 촬영장소로 알려져 있다.

 

굴다리를 지나오면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기우뚱한 건물이 터널 입구에 붙어 있다. 마치 터널을 지나자 타임슬립을 한 느낌이다.

뒤를 돌아 보면 오른쪽에 자성로지하도가 하나 더 있다.

다시 터널을 지나면 패션비즈니스스퀘어 컨테이너 건물이 보인다.

2015년 동부철로변에 진시장 인근의 섬유패션관련 산업 활성화 및 청년 창업 진원의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패션비즈니스스퀘어를 지나면 재작년까지도 풀이 우거진 공터처럼 보였는데 영가대로 걸어갈 수 있도록 깔끔하게 정비된 통로가 보인다. 

통로를 지나면 드디어 영가대가 보인다. 엉뚱하게도 멀리서 봐도 축소모형임을 알 수 있다.

 

사진의 왼쪽엔 높은 담장이 있고 그 뒤로 경부철도가 놓여져 있다. 처음 영가대가 있던 장소는 철로가 되어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 그래서 가장 가까운 바로 옆에 영가대를 기념해 놓았고 장소의 제약 때문에 아쉽지만 부득이하게 축소모형을 만들어 놓았다.

 

옛 사진과 그림을 참고하여 원래의 모습과 가깝게 만들었다. 조선통신사기념관 위의 건물과는 모습이 많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사람의 위치와 렌즈를 잘 활용하면 착시사진 찍기에 딱 좋음. 도전해보세요!

왔던 길을 다시 돌아 나오면 성남초등학교 바로 앞에 예전 오버브릿지가 있던 자리가 나온다. 오버브릿지가 철거되어 탁 트인 느낌이지만 그 뒤로는 별로 이쁘지 않은 아파트들이 계속 올라와 산을 조금씩 가리고 있다.

오버브릿지를 철거하며 나온 자재들을 활용하여 만든 조형물로 옛모습을 추억하고 있다. 영가대가 바로 옆에 있는 관계로 오버브릿지와 조선통신사 원 플러스 원

어느 부분을 뜯어낸 것인지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진시장 인근에는 불교용품점들이 모여 있다. 늘 차를 타고 지나며 보던 곳인데 오늘은 도보로 쇼윈도를 들여다본다.

다양한 스타일의 승복과 동자승, 비구니 마네킹이 재미있다.

화창한 가을날 모처럼 골목을 걸으며 기분전환을 할 수 있었던 오후였다.

 

부산은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변화무쌍한 도시인 것 같다. 바쁜 현대를 살면서도 가끔씩은 예전에 꽂아둔 책갈피의 페이지를 다시 펼쳐보듯이 조용한 골목을 걸으며,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유래를 살펴보는 것도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Posted by Yurok
,
728x90

태어난 곳을 멀리 벗어나지 못하고 한 지역에서 평생을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는 장소들이 생깁니다.

태어난 곳은 수정동 배수지 바로 옆이고 지금 살고 있는 곳은 배수지 뒤편입니다. 수정동 배수지는 2000년까지 출입금지구역이었는데 2000년 초 개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개방 이후 원래 전부 녹지였던 공간이 대부분 훼손되어 늘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1998년경 직접 촬영한 수정동 배수지. 잔디로 뒤덮힌 원래의 상태를 볼 수 있다.

 

원래 잔디였던 곳인데 잔디는 다 죽고 흙길이 되어버렸다.

 

토양이 침식되고 비가 오면 물이 고여 지나다닐 수 없게 된 상태. 모두 잔디로 덮혀있던 곳.

 

국민신문고 및 동구청 민원 게시판을 통해 여러 번 원상태로 복원될 수 있도록 민원을 올렸으나 배수지는 부산시청 상수도사업본부와 동구청 녹지계가 겹쳐서 관리하고 있는 특수성 때문에 반영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방에서 창을 열면 늘 보이는 곳이라 볼 때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던 중 구청홈페이지에서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2021년 주민제안사업 신청서'를 작성하여 게시판을 통해 개선안을 접수한 결과 2021년 중 시행 가능한 세 가지 사업 중 하나로 선정이 되었습니다.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어떻게 시행되는지도 궁금하여 내친김에 주민참여예산위원 공모에도 지원, 제2회 동구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 참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시작 시간이 두 시부터라 오후 반휴를 내고 참석. 

 

주민참여예산위원회는 아래와 같은 과정으로 두 시간 조금 넘는 동안 진행 되었습니다.

 

동구청장의 인사말
신임 위원들에게 위촉장 전달, 저도 받았습니다.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한 소개 동영상 시청
임시위원장 선출
임시위원장의 진행으로 선출된 위원장의 회의 진행
지역참여형 사업 우선순위 결정, 제가 올린 사업이 우선순위 첫번째로 결정되었습니다.
주민자치형 사업 적합여부 결정
다수결을 통해 결정된 심의 결과가 통과되었음을 선포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직접민주주의의 한 형태로서 2006년 행정자치부에서 표준조례안이 도입된 이후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참여예산 조래를 제정하였다고 합니다.

 

이번 회의까지 공모와 심의과정까지 직접 참여를 할 수 있었고 예신 집행의 결산까지 몇 번의 모임이 더 있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처음 참석해보는 회의라서 긴장이 되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진행이 마무리되었고 앞으로 있을 회의는 어떻게 진행이 될지 기대가 됩니다.

 

주민참여사업 신청은 구청과는 별도로 부산시에도 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음해에는 부산시청 상수도사업본부에서 할 수 있는 사업도 추가로 신청을 해볼 예정입니다.

 

주민 각자의 입장에서 불편하거나 고칠 점이 있으면 대안을 먼저 고민해보고 생각을 잘 정리하여 이런 제도를 통해 의견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면 작은 변화들이 이루어져 우리 사회의 큰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아무쪼록 주민참여예산제가 순기능을 최대한 발휘하기를 기대합니다.

Posted by Yurok
,
728x90

 

동구에서 오랫동안 살았다면 2005년 완전히 문을 닫은 옛 부산진역에 대한 추억이 몇 개쯤 있을 것이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모여 완행열차를 타고 MT를 떠나던 출발지이기도 했고,

바다가 보고 싶을 때 해운대까지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이기도 했다.

70년대에는 물금 청도 등에서 열차를 타고 부산진역 인근 학교로 통학을 했던 친구들도 제법 많았기에

지나가면서 늘 보게되는 폐역사가 늘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부지의 용도를 놓고 상업공간으로 재개발을 할 것이냐 아니면 공공시설을 유치할 것인가 아직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은 것 같다.

그 동안 몇 차례 전시 및 공연장으로 활용이 되면서 교통이 편리한 목 좋은 곳에 위치한 지역문화공간으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주었으나 여전히 상업시설이 들어서기를 바라는 주장도 굽혀지지 않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시민들이 여유롭게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2014.11.22-23 이틀동안 관람했던

부산진역의 낯 선 모습을 소개해봅니다.

================================

아트스테이션 런웨이, 부산진역, 2014.11.22-23

마침 쉬는 주말에 모처럼 집 가까운 곳에 볼거리가 생겨서 반가운 기분으로 이틀간 공연을 모두 보고 돌아왔다.(입장료 없었음!!!!!!)

 

부산진역은 나름 깊은 추억들이 여럿 남아있는 곳이라 지나다니며 닫힌 모습을 보면 늘 아련한 생각이 들었는데 가끔씩 전시라던지 저런 공연 때문에 열리게 되면 내용 불문하고 일부러 들어가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들어가 봤을 때는 매표소와 대합실 모습이 많이 보존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다 사라져서 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고마운 기획자들 덕분에 이틀동안 따로 보기 힘든 예술인들의 공연을 한자리에서 실컷 볼 수 있었던 정말 좋은 시간이었는데...

 

흥행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지...? 

 

행사의 내용이나 규모에 비해 일부러 관심가지고 찾아오는 사람이 아니면 알아내기 어려운 공연이었고, 생각보다 관객수가 적었던 것 같다. 아마도 스텝과 출연자들의 지인들이 대부분인 듯.

 

후원에 동구청이 없는 것도 좀 의문.

 

혼자 보기 아까운 생각에 여러 SNS에 포스터도 올리고 일단 가족들을 초대해봤으나 주말엔 피곤해서 쉬고 싶다고 모두 거절. 그나마 둘쨋날 친구 한 명과 동행 성공!

 

나에겐 낯선 장르들도 섞여 있지만 대체로 내용이 좋고 준비도 아주 잘 된 공연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김일두씨 노래를 듣고 싶었는데 사정상 불참으로 못보게 된 것이 아쉬웠음.

 

첫쨋날 '영상과 춤 콜라보레이션' 쿰바카에서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아주 좋았고, 둘쨋날 난생 처음으로 직접 보게된 플라맹코와 si lam의 티뱃음악이 아주 인상 깊었다. 

 

앞으로는 이런 특별한 공연이 좀 더 대중들의 관심을 끌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정말 좋았는데...ㅎㅎ

 

그리고 나의 의견 한 가지. 

 

부산진역 건물은 어떻게든 잘 보존 되어서 많은 시민들의 막대한 추억과 더불어 격에 맞는 용도로 잘 활용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현재의 관리상태는 지자체와 시민들의 관심 밖에 있는 것 같아 아쉽다.

 

몇 년 전에 역사 안에서 아웃도어 땡처리를 하는 것을 봤는데... 그렇게는 사용하지 말아주세요. 마치 오래 전 내가 좋아했던 가수가 변두리 캬바레를 전전하는 모습 같아서 서글픕니다.

 

여기서 부터는 11월 22일 토요일 공연장 모습 ↓

 

 

 

 

 

 

 

 

 

 

 

거문고 연주가 권은화

 

힙합 레퍼 Mista-C

 

레퍼 정지상

 

싱어송 라이터 홍슬민

 

싱어송 라이터 박소마

 

 

안무가 신상현

 

이뤄라의 조율 퍼포먼스

 

 

영상과 춤 콜라보레이션 쿰바카 - 허경미, 홍석진

 

칸츄리 김태춘

 

여기서 부터는 11월 23일 일요일 공연 모습 ↓

 

싱어송라이터 달

 

이석사, 장르가 뭐지??? 정체는 뭐지???

 

 

플라마 플라멩코

 

싱어송라이터 조연희

 

시람(si lam)

 

2012년 3월 3일 개방 당시 내부모습 ↓

 

 

 

 

2012년 4월 16일 지나가다 마주친 씁쓸한 부산진역의 모습

 



출처: https://sanbokdoro.tistory.com/search/아트 [After 4:30 PM]

 

Posted by Yurok
,
728x90

동구청 홈페이지를 검색하던 중 눈에 딱 들어오는 공지가 하나 있었는데 이름부터 재밌는 신토불이(신나는 토요일 불타는 이 시간)강좌.

차이나타운은 식사를 하러 자주 가는 곳이지만 차이나타운 공영주차장 2층에 동구평생학습관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다.

관심분야와 시간이 맞는 강좌를 골라 선택한 것은 6월 27일 오전 10시 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되는 핸드드립커피교실.

평소 마트에서 원두를 구입하여 그때그때 갈아서 커피메이커로 내린 커피를 즐겨 마시지만 늘 맛이 들쭉날쭉하여 뭐가 문제일까 궁금하던터라 망설임 없이 신청하게 되었다.

신청을 일찌감치 하는 바람에 깜빡할 수도 있었는데 강좌 며칠전 평생학습관에서 전화가 와 학습관의 위치와 시간을 잊지는 않았는지 친절히 안내를 해주어 일정을 놓치지 않고 정확한 날짜와 시간에 참석하게 되었다.

강사님은 동구 SNS 서포터즈로 함께 활동중인 카페 블루문 사장님.

평소 다이소에서 구입한 드리퍼와 여과지로 원두를 기분대로 갈아 대충 내려마시고 있지만 맛이 일정하지 않아 헤메고 있는 느낌이라 집중해서 강좌를 들을 수 있었다.

인터넷에서도 흩어진 정보들을 찾아 볼 수 있으나 조금씩 틀린 점 때문에 무엇이 기준인지 알기 어려웠는데, 두시간 동안 이론과 실습이 적절히 배분되어 꼭 필요한 커피드립의 기술을 익힐 수 있었다.

핸드드립에 필요한 필수적인 도구들 부터 순서, 제료들의 정량과 시간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꼼꼼하게 준비된 실습도구를 직접 사용하여 커피의 분쇄도를 바꿔가며 실습해 본 결과 드립커피의 맥을 제대로 짚어볼 수 있었다.

배우고 익힌 것은 써먹을 수 있을 때 그 가치가 있다.

마침 주문한 새 원두가 도착하여 집에서 복습.

저울과 커피서버가 없는 관계로 커피 한 잔을 만들 수 있는 비이커를 사용하여 배운대로 커피를 내려보았더니 이전에 들쭐날쭉했던 잡맛은 사라지고 커피전문점에서 마셔본 커피 맛에 근접한 맛이 난다!

드립커피에 자신감이 생기니 친구들을 초대하여 직접 내린 커피맛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벌써부터 앞선다.

동구평생학습관에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유익한 강좌들이 기획되어 계속 진행중이며 늘 관심을 가지고 자신에게 맞는 강좌를 찾아 그 때 그 때 참석해본다면 풍요로운 생활에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부산광역시동구 평생학습관 홈페이지

2019년 평생학습관 정규 강좌(하반기) 운영 사진 2020-04-16

www.bsdonggu.go.kr

 

Posted by Yurok
,
728x90

몇십 년 전 장롱 속 깊숙이 카메라를 귀중품으로 보관하던 시절이 있었다. 카메라가 재산목록 1호에 들어갈 만큼 고가품이던 시절 사진을 취미로 가지는 것은 엄두를 내기 쉽지 않았으나, 지금처럼 누구나 고화질 카메라 한 대씩은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시대가 되면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사진작품'까지도 손쉽게 시도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사진 동호인의 저변이 넓어지면서 사진동호회나 사진교실은 온 오프라인을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 최종 결과물인 사진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사진 전문 갤러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산에서 거의 전무한 실정이었다. 부산에서는 해운대의 고은사진미술관이 아카데미와 함께 앞서 개관하였고, 그 다음으로 갤러리수정이 2017년 5월 문을 열었다.

갤리리수정은 비상업적 대안공간을 표방하고 있으며, 자신만의 사진 세계를 발표해 보고 싶은 무명작가들에게 문턱을 낮추어 전시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갤러리수정은 원도심에서 처음으로 개관한 사진갤러리로서 특이하게도 1969년 준공된 수정아파트 한 칸을 개조하여 전시장으로 꾸몄다.


10평이 조금 넘는 50살 된 서민아파트의 내부 원래의 모습을 최대한 살려 전시장으로 꾸몄으며, 턱이 높은 작은 마루, 방 두 칸, 그리고 부엌 한 칸의 구조를 그대로 살려 당시의 주거생활도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이 되었다 .

재작년까지는 아파트의 부엌에 해당하는 휴게의자에 앉아 창밖을 보면 영도까지 탁 트인 북항의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고층아파트들이 가로막아 이전의 조망이 사라진 점이 아쉽다.

2017년 5월 20일 개관 이후 현재까지 27회가량의 전시회를 열었으며 오픈행사는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매회마다 오픈행사는 아파트복도에서 조촐하게 진행되며 사진작가 및 동호인들의 교류의 장으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갤러리수정에서도 윤창수관장님이 일반인들을 상대로 직접 사진아카데미를 운영중이며 주간반과 야간반이 각각 나뉘어져 있다.(포스터 참조, 문의전화 010-2558-3011)

현재 갤러리 수정에서는 김홍희 작가님이 지도하고 계시는 사진집단 일우의 여행사진전 라오스 4박 5일이 6월 9일까지 전시 중이다.

입장료 없이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부산광역시 동구 수정공원남로 28(수정동 1186-1) 수정아파트 4동 A408호로 찾아오면 된다. 대중교통은 52번 버스를 타고 회차지점에 하차. 22, 86, 186, 38번을 타고 수정아파트에서 하차하여 300미터쯤 걸어서 갈 수 있다.
http://gallerysujeong.com/ 

Posted by Yurok
,
728x90

인터넷에서 근대사 자료를 검색하다 보면 20세기 초 주요 도시들을 조감도 형식으로 실감 나게 묘사했던 요시다 하츠사부로(吉田初三郞) 그림지도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근대 이후 대륙의 관문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부산의 모습은 아래와 같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북항을 중심으로 비스듬하게 동북 방향으로 평양과 봉천까지 과장되게 묘사해놓았습니다.

1929년 부산부 명소, 교통 그림지도

지도가 광각으로 과장되게 묘사되어 사실성이 떨어질 것 같지만 평생 원도심에 거주한 원주민의 눈으로 봤을 때 부산의 주요 시설들과 도로의 모습들이 아주 정확하게 묘사되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지도상의 건물들은 많이 사라졌지만 당시 건설된 기본 도로망은 아직까지도 대부분 그대로 남아있어 위치들을 쉽게 확인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현재는 원도심 지역으로 불리며, 당시 부산의 중심지였던 중구와 동구를 중심으로 서구와 영도구가 비교적 상세히 묘사되어 있으며, 나머지 지역들은 간략하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동구를 중심으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부산진 부근

먼저 지도의 왼쪽 상단에 고관공원과 바로 옆의 진강병고(쓰에 효고, 津江兵庫)비가 보입니다. 고관공원은 현재 동구청자리이며 진강병고비가 있던 자리는 동구국민체육문예센터 자리쯤이 됩니다. 쓰에효고는 현재 수정시장 일대에 해당하는 지역에 있었던 두모포왜관(고관)을 용두산공원 일대의 초량왜관자리로 옮기도록 힘을 썼던 쓰시마번의 관리로서 그 공을 기념하여 비석을 세웠다고 하며 현재 비석은 소실되었습니다.(상세한 내용은 링크를 클릭)

그 오른쪽에는 여자고등보통학교(현 경남여고)가 있으며 정문에서 부산일보까지 내려오는 도로가 현재와 똑같습니다.

그 오른쪽에 甑台城趾로 표시된 증산왜성터가 있으며, 그 아래로 부산진우시장부산진시장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조선방직, 자성대제8소학교(현 성남초등학교)가 보입니다.

사진 왼쪽과 부산진 입구쪽 절개지는 부산진매축공사 당시 바다를 매립하기 위해 깎여나간 곳을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수정동 초량동

지도의 오른쪽부터 부수도배수지라고 표시된 곳은 아직도 기능을 하고 있는 동구노인복지관 뒤편 수정배수지입니다. 배수지 왼편 모서리의 작은 건물은 배수지가 개방된 2000년 말까지 남아 있던 배수지 관리용 건물을 정확하게 그려놓은 것입니다. 그 바로아래의 제3소학교는 옛 중앙국민학교이며 현재 경남여중자리입니다. 그 위의 철도배수지는 현재 서중학교와 동일중앙초등학교 자리이며 배수지를 매운 자리에 각각의 학교를 세웠습니다. 초창기 증기기관차를 운용하기 위한 배수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왼쪽에는 부산중학교(현 부산고등학교, 부산중학교)가 있으며 초량천을 따라 현재의 초량육거리 모습이 당시와 똑같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초량천의 완편에는 철도병원(현 부산보훈복지회관자리)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초량천의 바로 왼쪽에는 초량토목출장소(부산역 5번출구 길 건너편 기업은행자리)와 지나영사관(支那領事館, 현 부산화교협회)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맨 왠편에는 부산보통학교(현 초량초등학교)가 보입니다.

대신동에서 온천장까지 이어지는 붉은선은 당시의 전차노선이며, 지금은 복개되어 볼 수 없는 동구의 초량천, 유천, 부산천의 모습과 위치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초량천복원사업의 결과물이 어떻게 나타날지도 새삼 기대가 되는군요.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중구와 함께 부산의 중심지로서 당시 동구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으며, 오래된 원도심의 내력을 재조명해볼 수 있는 이야깃거리들을 많이 찾아낼 수 있는 좋은 자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또한 영도다리도 놓이기 전인 90년 전에 그린 지도이지만, 실감나게 묘사된 오래된 도시의 흔적을 지금도 확인할 수 있어, 부산의 근대사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길을 따라 짚어가며 타이머신을 타고 한 세기 전의 부산을 방문하는 기분으로 보는 재미가 쏠쏠한 자료라 생각되어 일부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Posted by Yurok
,

이웃의 묘심사

부산동구 2020. 4. 28. 14:28
728x90

어린시절 불심이 깊으셨던 할머니를 따라 다녔던 사찰 중 기억나는 두 곳이 있는데 하나는 좌천동의 연등사, 그리고 하나는 수정동의 묘심사이다.
묘심사는 비교적 도심에 위치한 사찰이지만 잘 가꾸어진 정원과 전통양식 대로 지어진 목조 대웅전과 종각이 편안한 느낌을 준다.
경내에 들어가면 눈썰미 있는 사람이라면 오래 되어 보이는 지장보살상과 석등 두 개가 일본식임을 눈치챌 것이다.
아기를 안고 있는 지장보살석상은 태어나지 못한 아기들의 영혼을 인도한다고 한다.
묘심사는 맨 처음 1988년 토성동에서 대성사라는 이름으로 창건되어 일제강점기 일본 임재종의 사찰이었다가 1960년대 성보들과 함께 현재의 자리로 옮겨 왔다. 지금 주지스님의 말에 의하면 덕림아파트 자리에 절을 지으려다가 땅이 습하여 현재의 위치에 자리잡게 되었다고 한다. 
어린시절부터 초파일, 동짓날이 되면 절에서 비빔밥과 팥죽을 먹기도 하고, 할머니의 49제를 지낸곳이도 하며, 지금도 산책삼아 가끔씩 들리는 이웃집 같은 절이 묘심사이다.
해마다 부처님오신날이 되면 규모는 작지만 인근의 신도들이 모여 봉축행사를 하는 모습도 볼만하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북항쪽을 시원하고 내려다 볼 수 있었지만 최근 들어선 고층아파트 때문에 전망이 많이 가려져 안타까운 점이 있다.
묘심사는 낮시간 동안 문이 열려있어 누구나 출입이 가능하다.
부근의 유명한 사찰들을 모두 둘러보았다면 근처에 있는 전통사찰들을 하나씩 방문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묘심사 바로 앞에는 시내버스 정류소가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아주 좋은 편이다.
원래 묘심사 앞 버스정류소의 명칭은 덕림아파트였으나 작년 시청에 민원을 넣어 묘심사로 변경되어 처음 찾아오는 방문객들은 보다 쉽게 위치를 찾을 수 있다.
22, 38, 86, 186버스를 타면 바로 앞에 내리고 52번 종점에서 조금만 걸어 내려오면 된다.

 

 

 

 

 

Posted by Yurok
,
728x90

동구는 북항과 부산역이 위치한 저지대부터 산복도로가 돌아가는 고지대까지 아우르고 있으며 윗동네와 아랫동네를 연결하는 거미줄 같은 골목길들이 어울어져 독특한 풍광을 연출한다.
산과 바다 그리고 골목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풍경은 그리스의 산토리니 그리고 이탈리아의 친퀘테레와 비교를 하기도 한다.
경제논리만을 따라 전국토의 주택가들이 어딜가나 똑같은 모습의 아파트단지로 바뀌고 있는 중에서도 도시 첫 태생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골목들이 최근 곳곳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볕이 좋은 주말엔 카메라를 메고 멀리 갈 것 없이 바다가 보이는 가까운 골목에서 무심코 지나쳐 버린 보물을 찾아보면 어떨까?  

Posted by Yurok
,
728x90

내가 떠올릴 수 있는 최초의 기억부터 늘 그 뒤엔 내 나이보다 두 살쯤 더 많은 수정아파트가 배경처럼 서 있었다.

1972년 초 백일때쯤 내 사진

한때는 거의 모든 동마다 친구들이 살았었고 골목마다 아이들 목소리가 끊이지 않던 아파트였는데, 이제는 임무를 다 하신 어머니들이 지키고 계시는 마지막 관사처럼 남아있다.
평생 살던 동네에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변하는 곳이 늘어나는 것을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여, 기억하고 있는 모습들을 남겨보려 2013년 봄부터 여름까지 주말이면 카메라를 들고 구석구석 담아보았다.

'부산동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웃의 묘심사  (4) 2020.04.28
바다가 보이는 골목  (0) 2020.03.31
동구랜드 - Youtube  (0) 2020.01.31
부산에서 바라본 부산 - 증산성 파노라마  (0) 2019.11.28
사라질뻔 한 카페초량 1941  (0) 2019.11.28
Posted by Yurok
,
728x90

그저께 부산여행특공대  손반장님과 저녁을 먹던 중 얼마 전 부산 동구에서 제작한 유튜브체널이 있다는 정보를 듣게되어 혼자만 보기 아까워 공유합니다.

원도심을 떠나 오랜만에 어린시절 살던 동네를 찾아온 친구들이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는 옛모습과 그 느낌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참 따뜻하다는 점인데, 그 느낌들을 잘 발굴하여 제작한 영상이란 생각이 듭니다.

사방이 빼곡한 아파트단지 일색으로 변하고 있는 시대를 살면서 과연 우리가 간직하지 못하고 없에버린 가치들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소재들을 발굴하여 좋은 영상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부산이 국제관광도시로 선정된 즈음하여 물 들어올 때 힘차게 노 저을 수 있는 동구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Posted by Yurok
,
728x90

현재 증산공원이 있는 산은 증산 또는 부산(가마솥 모양의 산, 현재 부산의 지명이 유래된 산)으로 불였던 곳입니다.

한국전쟁 때만 하더라도 나무 한 그루 없던 곳이 무성한 숲이 되어 이제는 높은 전망대 위에 올라가지 않으면 아래쪽 풍경이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한국전쟁중 촬영된 사진, 고아원과 데레사 성당, 그리고 그 뒤로 증산왜성의 윤곽이 보인다>

증산공원은 원래 부산진성이 있던 곳으로 임진왜란 중 왜군이 점령하여 조선성을 허물고 왜성을 쌓은 것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곳인데, 가까운 곳에 사는 주민들 중에서도 그 내력을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거기 가서 조금만 관심 있는 분이라면 한눈에 일본식 성 쌓기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 위에서 멀리까지 내다 볼 수 있는 군사요충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증산공원은 북항과 부산항대교를 정면에서 볼 수 있는 초량동 산복도로와는 또 다른 느낌의 확트인 풍경을 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근처의 지명과 명칭 중 성북고개, 성남초등학교, 성동중학교는 모두 부산진성을 기준으로 붙여진 이름들입니다.

 

 

<증산공원전망대에서 보이는 부산 풍경, 2015.10.18 촬영,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습니다.>

 

'부산동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들의 관사 수정아파트  (0) 2020.03.30
동구랜드 - Youtube  (0) 2020.01.31
사라질뻔 한 카페초량 1941  (0) 2019.11.28
비오는 날의 유채화  (0) 2019.08.22
2017.12.27  (0) 2017.12.27
Posted by Yurok
,
728x90

지금 동구의 핫플레이스로 거듭난 카페초량 1941은 지나다니면서 늘 궁금했던 일식가옥이었습니다.

예전에는 공장에 딸린 창고로 사용이 되어 각종 자재들이 널려있었는데 마음먹고 들어가서 살펴본 적이 있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부산역 맞은편에서 유리제품을 제조 판매하던 일본인 기업가 스나가와씨가 1941년에 지은 집이라고 합니다.

사진을 촬영할 당시의 상황이 궁금하여 일식가옥을 소유하고 있던 공장에 문의했더니, 그 부지를 밀어버리고 요양병원을 지으려고 했던 계획이 있었다고 합니다.

조만간 헐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운 마음에 최대한 구석구석 촬영하여 보았습니다.

당시 장인들의 손이 세심하게 거쳐간 구조들을 보며 단순한 집이라기 보다는 공예품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원형이 많이 변하기는 하였지만 나름의 가치를 인정받아 관리되고 많은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나게 되어 다행입니다.

카페초량은 2017년에 개업을 하였고 보수 전 사진 촬영을 한 시기는 2015년입니다. 비교적 손을 많이 대지 않은 원형이 담겨져 있어 현재의 모습과 비교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1950년 항공사진상의 위치

 

 

 

 

 

 

 

 

 

 

 

 

 

 

 

 

 

 

 

 

 

 

 

 

 

 

 

 

 

 

 

 



'부산동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구랜드 - Youtube  (0) 2020.01.31
부산에서 바라본 부산 - 증산성 파노라마  (0) 2019.11.28
비오는 날의 유채화  (0) 2019.08.22
2017.12.27  (0) 2017.12.27
범일동에 있었던 변전소, 아름빌아파트  (0) 2017.11.16
Posted by Yurok
,
728x90

수정 4동 2019.08.21

 

Posted by Yurok
,

2017.12.27

부산동구 2017. 12. 27. 08:00
728x90

아직 바다 한 조각은 남아 있다.


Posted by Yurok
,
728x90

더벅머리 아들의 머리를 깎이러 드라이브 삼아 범일동에 있는 미장원엘 다녀왔다.

머리를 깎는 동안 몇 년전 근처를 답사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미장원이 있는 아파트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름빌아파트는 보림극장에서 조금 올라간 곳에 위치한 산복도로변에 있는 아파트이며, 아름빌아파트라는 버스정류소도 있다.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엔 그 자리에 변전소가 있었고 버스정류소 이름도 변전소였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그 변전소자리에는 일제시대 남선전기회사의 시설이 있었으며, 더 이전엔 그 일대가 숲이 우거진 자리여서 호랑이가 자주 나타나기도 했었다고 한다.

미장원 왼편으로 올라가면 산복도로(망양로)와 만나게 되고, 미장원 오른쪽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아파트단지가 끝나는 지점쯤 오래 되보이는 비석이 하나 서있다.

무연제정령지비, 쇼와15년 3월 10일 건립, 남선합동전기주식회사라고 세겨져 있다.

1940년 남선전기에서 세운 비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남선전기가 들어오기 전 그 자리에는 주인 없는 묘가 많았으며, 그 묘들을 정리하고 나서 세운 위령비라고 한다.

더 이상 자세한 기록은 알지 못하며, 묘지를 수용하는 과정이 어땠는가에 따라 저 비석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겠지만 그래도 묘지를 없에고 공사를 하면서 최소한의 미안함을 표시했다고 나름 이해를 해 보았다.

범일동 일대는 왜관과도 떨어진 지역이라 순전히 조선인들의 묘였겠지만 무지막지하게 묘를 밀어내지는 않았나보다.

10여년 전쯤 수정산에 상수도 터널공사를 하면서 근처에 흩어져있는 오래된 묘들을 정리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봉분이 허물어진 주인이 없는 것 처럼 보였던 묘들도 있었는데 모두 보상처리가 되었는지는 몰라도 그 묘들을 없에고 나서 무슨 표시 하나도 해 놓지는 않았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위령비중 유명한 것으로 부산대교 위령비가 있다. 영도다리(부산대교)를 만드는 동안 제법 많은 인부들이 목숨을 잃었고 그 위령비를 영선고개 어딘가에 세웠다고 한다. 옛사진에서 독특하게 생긴 위령탑을 볼 수 있는데 그 위령비는 해방 후 사라져서 행방을 알 수 없다. 

출처: http://bpa.localityarchives.org/exhibits/show/bridge/item/4532

남선전기에서 세운 위령비는 오랫동안 저기 있었으면서도 존재감이 적었던 탓인지 다행히도 아미동의 비석들이나 부산대교위령탑과 같은 운명은 피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저 장소의 잊혀진 내력을 들춰볼 수 있는 책갈피처럼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가 보다.

'부산동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오는 날의 유채화  (0) 2019.08.22
2017.12.27  (0) 2017.12.27
2016.03.07 EBS1한국기행, 바다가 보이는 골목편  (0) 2016.03.09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한다'는 사실뿐!  (1) 2016.02.25
Old Barber's  (4) 2015.12.04
Posted by Yurok
,
728x90

우연한 기회에 출연하게 된 방송의 몇 장면입니다.

헬리캠을 날려 높은 곳에서 촬영한 우리 동네의 모습이 완전히 새로운 느낌입니다.




















'부산동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12.27  (0) 2017.12.27
범일동에 있었던 변전소, 아름빌아파트  (0) 2017.11.16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한다'는 사실뿐!  (1) 2016.02.25
Old Barber's  (4) 2015.12.04
부산에서 바라본 부산  (0) 2015.10.19
Posted by Yur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