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한다는 미남배우 미키루크의 영화를 처음 본 것은 더 레슬러에서였습니다.
한물간 홀아비 레슬링선수가 테이프로 터진 곳을 덕지덕지 때운 파카를 입고 다니며, 식품점에서 고기를 썰어주며 근근히 생활하는 모습이 참 짠했습니다. 외모도 무너질 대로 무너져 사진을 검색해봤더니 도저히 옛 모습과는 매치가 되지 않아 더 측은한 마음이 들더군요.
과연 전성기 땐 어떤 연기를 했을까 궁금해서 찾아본 영화가 나인엔하프위크.
저도 남자이지만 저런 친구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홀딱 반하게 잘 생겼네요.
엄청 야한 영화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것 같지만 막상 영화를 보니까 자꾸 돌려보게 되는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80년대 낭만의 정수라고나 할까? 저런 근사한 연애 한 번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선남선녀가 막 썸을 타기 시작하는 순간... 그 때 흘러나오는 음악까지 정말 로맨틱합니다.
차이나 타운 중국 식품점에서 우연히 마주쳐 첫 시선교환하는 장면
김베싱어: '심쿵!'
미키루크: '잘 생긴 사람 처음 봐요? ㅎㅎ'
하지만 시선을 다시 돌렸을 때 잘 생긴 남자는 금방 나가고 없습니다.
사라진 곳을 쳐다보며 아쉬움이 역력히 묻어나는 표정 연기.
미키루크 win
둘은 얼마 후 시장에서 다시 만납니다.
"이거 얼마에요?"
"단돈 300불!"
"안사!"
"진짜 달걀은 아니겠죠?"
"덕계달걀 처음 보세요?"
"대박! 30불에 주실거죠?"
"오늘 횡재한 겁니다. 맘 변하기 전에 얼른 가져가세요. ㅋㅋㅋ"
그 때 뒤에서 나타나 다시 작업 거는 미키루크 선수.
Mickey: Every time I see you. You're buying chickens.
Kim: Every time I see you you're...
Mickey: What?
Kim: You're smiling at me.
Mickey: Smiling at you?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주는 대로 넙죽넙죽 받아 마시는 킴베싱어.
오후 스캐쥴 다 접고 마음은 벌써 몽땅 넘어간 듯 합니다.
Mickey: Yoshi!
그리고 다시 거리로 나와 제가 꼽는 명장면으로 연결됩니다.
Kim: '좋아 죽겠네'
그 때 잔잔한 피아노 연주가 흐르며, 미키루크가 꺼내든 숄
Do you recognize this?
300불 짜리... ㅎㅎ
'촬영감독님 역광에 얼짱 각도'
It's for you.
야한 장면들 사이사이 나오는 로맨틱한 장면들을 놓치지 않는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키 크고 얼굴 잘 생긴 남자가 돈까지 잘 쓰면 무적의 연애박사가 된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 나인앤하프위크 였습니다.
거울이 없어도 자신의 얼짱각을 정확히 아는 남자 미키루크.
이렇게 끼를 부리는데 반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