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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수정'이 '정란각'이라는 이름의 요정으로 영업을 했던 시절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대문까지 올라가서 입구 앞의 공간을 보면 계단 쪽이 좁고 반대편이 넓은 부자연스러운 모습인데, 대문을 바라볼 때 왼편의 빌라는 원래 정란각의 정원이 있던 자리였다. 정원을 없에고 그 자리에 빌라를 지으면서 빌라 쪽으로 나있던 계단을 헐고 지금의 위치에 새로 계단을 만들었다. 

 

중앙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 하굣길에 일본인들이 전세버스를 타고 와서 단체로 정란각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기억난다.

장소가 장소이니 만큼 동네아이들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늘 궁금했었다. 한 번은 호기심에 큰 마음을 먹고 대문 틈으로 엿보았던 적이 있었는데 때 한복을 입은 아가씨들이 국악공연을 하고 있었고 호텔 종업원 복장을 한 남자 직원들이 분주히 서빙을 하던 광경이 보였다.

 

정원에는 커다란 석류나무들이 있어서 친구들과 몰래 담을 넘어가 석류서리를 했던 적도 있었다.

 

그 이후 요정 영업이 중단되고 장군의 아들, 범죄와의 전쟁 등의 영화 촬영장소로 쓰이다가 현재는 등록문화재 330호로 지정되어 국민문화신탁에서 문화공간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원도심 일대에 많이 남아 있던 일식가옥들이 대부분 사라졌지만 가치를 인정받아 부산의 근대사를 증언하며 지역의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게된 것은 정말 다행이라 생각된다.

 

비교적 규모가 크고 잘 관리된 탓에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번 전시와 공연이 있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아쉽게도 가보지 못하다가 이번에 열린 네오풍류는 챙겨서 관람하게 되었다.

 

깔끔하게 꾸며진 공연장, 일본식 가옥의 특징상 여닫이문을 모두 때어내면 사방으로 탁 트인 큰 공간을 만들 수 있다.
관장님의 문화유산국민신탁에 대한 소개

문화유산국민신탁이란 문화유산을 ‘국민’ 에게 ‘신탁’ 하는 것이자 국민에게 신탁받은 문화유산을 보전·관리해 미래세대에게 물려주자는 사회운동으로 자신이 소유한 문화유산을 기증하거나 맡겨도 되고 매달 일정액의 회비를 납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nationaltrustkorea.org/greeting/)

 

첫번째 순서로 민혜성명창의 숙영낭자가. 현존하는 판소리는 다섯 마당에 대한 설명과 숙영낭자가가 전승된 설명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여유로운 토요일 저녁 가볍게 찾아온 곳이라 평상복을 입고 부르는 숙영낭자전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두 번째 순서는 대금 임명희의 연주, 만파식적에 얽힌 이야기로 시작하여 다향과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연주 감상

 

세번째 순서는 대금, 소금 이상현의 청성자진한잎, 오버 더 레인보우,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크로스오버 공연. 

마지막으로 출연진이 모두 나와서 흥겨운 진도아리랑, 마이크가 객석으로 넘어와 나도 한 소절 불렀음.

작은 규모의 공연이 두 시간쯤 진행되었지만 각 출연진의 공연 설명이 곁들여져 시간이 금방 흘러간 느낌이었으며, 지루하고 고리타분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국악을 작은 무대 앞에 앉아 몰입해서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생각보다 관객이 적어 빈자리가 좀 남아 있었는데, 부산동구청에서 운영하는 SNS를 통해 소식을 받으면 앞으로 진행될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Posted by Yu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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