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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부경근대사료연구소에 잠깐 들릴 일이 있었는데, 거기서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된 희연 담배포갑지를 보게 되었다.
희연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전매국에서 판매하였던 제품이고, 지금도 상태 좋은 포장지가 거래가 되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오랫동안 많이 생산되었던 담배였던 것 같은데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어 남겨 뒀다.
그도 그럴 것이...
<두툼해 보이는 크기가 제법 필 만한 양이 들어 있었을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 할머니께서 나에게 한자를 가르치셨던 천자문 책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할머니께서는 1984년에 돌아가셨다.)
그 책의 표지가 벗겨져 드러난 그림이 너무나도 익숙했던 바로 희연담배포갑지였던 것이다.
한 번은 책표지의 그림이 무엇인지 할머니께 여쭤 봤더니 예전엔 종이가 귀해 담배포갑지를 펼쳐서 붙인 것이라고 하셨다. 네 갑의 담배포갑지를 모아뒀다 붙여서 만든 책이다.
예전엔 무슨 단단한 나무 꼬챙이에 곶감을 한 줄로 끼워서 팔았었는데 그걸 뽑아 다듬어 작대기를 만들어 한자한자 짚어주시면서 가르쳐 주셨던 기억이 난다.
글자는 손가락으로 짚으면 안된다 그런 주의를 받았던 것도 어렴풋이 생각난다.
음훈이 옛날식 한글로 표기가 되어 있는 책이 어린 눈에 참 신기해 보였다.
우리 아이들은 서른 권 정도의 마법천자문으로 한자를 익혔지만 나는 저 책 한 권으로 공부했었다.
그러나... 부끄럽지만 내가 기억하고 지금 쓸 있는 글자는 손꼽을 정도인 것 같다.
그 책은 마을에서 서당을 하셨던 할머니의 아버지께서 직접 만드신 책이라고 하셨다.
생각난 김에 오늘 장농 깊숙히 보관해 놓은 책을 다시 꺼내 살펴봤더니 책의 뒷표지에는 癸酉小春幾望成 이라고 적혀있다. 내가 저게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있나? 그래서 검색을 해봤더니,
계유년은 1933년일 것이고 小春은 음력 시월, 幾望은 음력 열나흗날 밤이라는 뜻이었다.
즉, 음력으로 1933년 10월 14일날 밤에 완성되었다는 뜻으로 양력으로 변환하면 1933년 12월 1일 금요일 밤이 되겠다.
예전 같으면 사전과 만세력을 뒤적거리며 한참 찾았을 것을, 나같은 문외한도 인터넷 검색 몇 번으로 한문과 역사 전공자들이나 관심가질 만한 내용을 알아낼 수 있으니 이런 방면으로는 짧은 기간동안 정말 비약적인 진보가 이루어졌다. 그 중에서도 한자 필기검색은 정말 마음에 드는 기능이다!
속지가 누렇게 변한 것은 내 기억으론 내가 국민학교 저학년때 였는데 들기름인지 참기름인지를 바르면 종이가 오래 보존된다고 할머니께서 한장한장 기름을 발랐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한 동안 저 책을 넣어 두었던 할머니 문갑을 열면 고소한 냄새가 났었다.
마지막 장의 오른쪽 페이지의 내용은 전체 판독 불가. ㅠㅠ
한문 잘 아시는 분이 좀 읽어주셨으면 정말 감사하겠는데 말입니다.
책의 한 페이지는 한지 한장을 접어서 만든 것이다. 그러니까 한장이 두 겹으로 되어 있다. 오른쪽 페이지에 비치는 표는 한 페이지 사이에 넣어서 글자의 위치를 정렬해가며 쓰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동경의 주소가 적혀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1930년대 중반부터 해방직전까지 동경에 사셨던 시절의 주소이다. 아버지 제적증명서에는 출생지가 동경시 니혼바시 가키가라초 2정목 **번지로 기록되어 있는데 아마도 그 주소인 것 같다.
책을 덮으며 경북 어느 산골마을의 선비가 자녀 교육을 생각하며 한자한자 정성들여 손수 쓴 책을 등잔불 앞에서 묶었던 80여년 전 어느 겨울 밤을 잠시 상상해 보았다.
귀국당시 아버지께서 첫돌이 조금 지났을 무렵이었는데, 스물 몇 살이 되셨을 때 출생지가 어떤 곳인지 궁금하여 그 주소를 직접 찾아가 보셨으나 상상했던 풍경들과 너무 달라 실망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그 생각이 나서 그 주소를 구글어스로 찾아봤더니만 황거에서 제법 가까운 번화가이고 지금은 주식회사보이스넷이라는 회사의 빌딩이 들어서 있다.
아무튼 오래된 담배갑으로 부터 내가 기억하는 우리집의 역사 단편을 혼자서 이리저리 더듬어 보게 되었는데 당시 동경에서 운영했던 공장의 상호를 정확히 모르고 있는 것이 좀 아쉽다. 아버지께서도 오래 전에 돌아가셔서 더 여쭤볼 분도 계시지 않고... 그것까지 알아낸다면 숨겨진 이야기들을 좀 더 검색해서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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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꿈을 꾸었다...
2008년 6월 / Canon AE-1 Program / 삼양 18-28mm 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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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했다가 배가 출출해지면 메뉴 선택 때문에 제법 갈등이 됩니다.
근처에 아는 식당이 별로 없으면 보이는 대로 들어가겠지만 반대인 경우 그 중 어딜 가야하나 고민을 하게 됩니다.
오늘 낮에 두 시간쯤 외출했다가 선택한 메뉴는 무난한 카레. 돼지국밥을 먹을까 하다가 국물이 없으니 다 먹어도 위가 늘어나지 않을 것 같은 카레로 정했습니다.
국제시장에 가면 아는 분도 있겠지만 처음 설명을 듣고 가려면 좀 찾기 힘든 위치에 일본카레점이 있습니다.
상호는 오겡끼카레, 일본인(타케짱)이 사장입니다.
사장님은 한국거주 20년째라고 하는데 한국말 잘 하고 가끔씩 부산 여기저기서 버스킹도 한답니다.
오사카에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가게가 본점. 여기는 한국 지점이랍니다.
나머지 설명은 아래의 사진들과 함께 대신합니다.
홀은 대략 이런 분위기. 켄다마라든지 유단포 같은 현지에서 가져온 소품들이 가득 전시(?)되어 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구경하면 심심하지 않습니다.
비정기 콘서트와 일본어 강습도 열린답니다.
종업원 없이 혼자 일하는 가게라서 그런지 다양한 안내문을 여기저기 많이 붙여 놓았습니다.
한국어 실력과 센스가 엿보입니다.
써빙아저씨는 일본산 ㅋㅋㅋ
사카모토 료마의 팬이랍니다. 드라마(영화?) 버젼이 다양하네요.
개인적으로 육혈포를 들고 있는 배우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아마도 권총을 구해와서 근대 제국주의 힘의 원리를 설명하는 일화의 장면인 것 같습니다.
료마와 더불어... 아마도 AKB 48 팬인듯...ㅎ
셀프 반찬과 무제한 국물(맛있습니다)
카레는 딱 한 가지입니다. 대신 양은 6가지 중 선택합니다. 남 녀 각각 많은양, 보통, 적은양.
양파, 버섯, 다진고기가 기본 제료인데 하루종일 끓여서 냉장 보관한 것을 대워낸다고 합니다.
부담없는 가격(균일 3900원) 대비 별로 나무랄 곳 없는 맛입니다.
카레라이스 원조국 답게 카레 잡지도 있네요.
전국의 카레점 순례 리포트가 주 내용인 듯.
커스텀카레 콘테스트도 열리나봅니다. 떡볶이카레, 순대카레, 튀김만두 카레 ㅎㅎ
손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아 보이는데, 그 중에서도 카레를 비벼먹지 말라는 반복 안내문이 가장 중요한 내용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국제시장쪽으로 나갔다가 간단하고 부담없이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맛있는 카레점으로 추천하면서 이상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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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봐도 별로 낯설지 않은 모습의 8년 전 시내버스
지금은 모두 이마에 전광판이 달린 버스로 바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런 버스가 다녔었다.
우리 주변의 작은 부분이 저런식으로 조금식 바뀌는 것을 발견할 때 시대가 흐른다는 것을 느낀다.
당시에는 함께 촬영을 나갔던 저 분이 누구인지 몰랐었다.
어딜가나 벛꽃잎이 흩날렸던 참 좋은 봄날이었다.
2007년 4월 초 촬영 / Canon nF-1 / Kodak gold 100
특별출연: 문진우 선생님
관련기사: [종점↔종점] '부산구경'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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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볼 일이 없어도 한바퀴 돌고 오면 고향 부산에 살고 있다는 안도감 같은 것을 느끼게 하는 장소.
대목이 되면 어께를 부딪히며 걸어야 하는 자갈치는 찬 비린내를 맡을 수 있는 겨울이 제철이다.
2009년 2월
Konica III / Hexanon 48mm 2.0 / 수퍼리아 100 HP s20 필름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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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하루 아침에 피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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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도 가장 깊어지는 날, 태양이 바짝 업드린 정오 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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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단독주택이 그렇듯이 우리집도 단열에 취약한 곳이 있는데, 3층 비상문은 겨울에 열이 몽땅 빠져나가는 출구.
2008년 리모델을 할 때 구형 샷시문을 교체하면서 모양만 보고 바꿔 달았는데 겨울이 되니 단열이 잘 되지 않아 항상 3층 거실은 너무 추웠다.
그래서 아예 그 쪽 문틀부터 비닐로 밀봉하기도 하고, 에어캡을 크기에 맞게 잘라서 붙이기도 했지만 큰 효과는 없고, 오히려 안쪽으로 결로가 생기고 나중에 때어내면 테입자국이 남아서 그걸 지우느라 더 귀찮게 되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추위가 찾아오고...
이번엔 문을 바꿔달까 생각도 해봤지만 제법 목돈이 들 것 같고 뭐 좋은 방법이 없을까 머리를 굴리던 중...
포장반에서 사용하던 부품 보호용 PE foam이 생각났다.
문틀 치수를 측정해서 협력업체 소장님께 재단해서 구입이 가능한지 문의 드렸더니만...2인치 두께의 자투리를 그냥 잘라 주셨다.
집에 가져와서 끼워보니 포도주병 마개를 끼우 듯 빡빡하게 딱 맞게 끼워졌다.
겨울이 되면 실내 계단으로 연결되는 2층과 3층의 온도 차가 심해서 계단에 커튼을 달았는데
며칠 지내보니 작년 대비 체감온도가 5도 이상 올라간 듯 하다. 가끔씩 거실 난방을 하는 2층과 온도 차이 거의 없음!!!
문 열 일이 있으면 그냥 마개 열듯이 PE 폼을 빼내면 되니까 관리(사용)하기도 아주 편하다.
그냥 보기엔 너무 밋밋해 보여 굴러다니는 사진을 몇 장 붙여 놨더니 심심해 보이지 않아서 좋다.
PE폼 원판 크기는 1m x 2m. 그것보다 작은 문의 겨울철 단열은 저런식으로 응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
가능하면 끼워서 고정할 수 있는 두께 2인치(5cm)짜리 사용을 권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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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간신문 (0) | 2014.11.20 |
키워드는 제목 맨 앞의 단독주택입니다.
겨울철 단독주택에서 목욕을 한다는 건 성가신 점이 제법 많습니다. 아파트와 다른 단독주택의 구조, 난방과 단열 문제 때문에 탕에 들어가 있을 때만 따뜻하지 난방이 되지 않는 욕실안 공기가 싸늘해서 쾌적한 느낌이 많이 떨어지죠.
온도차이 때문에 욕실 문과 천정까지 결로가 넘쳐서 목욕 후 욕실 청소에도 손이 많이 갑니다.
그리고 갑자기 생긴 습기 때문에 읽으려고 꽃아 둔 책들과 화장지는 습기를 먹어 모두 쭈글쭈글 해져버립니다.
몇 년 전에 집 수리를 할 때 시스템창호로 모두 바꿔서 단열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실내가 아파트만큼 따뜻하지 않습니다.
보일러실과 욕실이 붙어 있어서 욕실에 라디에이터를 하나 설치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장소도 마땅하지 않고...
고민하던 중 이상벽 아저씨가 떠올랐습니다.
몇 년 전에 아저씨 말만 믿고 하나 구입해서 겨울내내 틀었다가 전기세 폭탄을 맞았던 적이 있는 전기 난로.
그 뒤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창고에 넣어 뒀는데 목욕할 때 그걸 욕실 구석에 켜놓고 한 시간 정도 틀어 봤더니...
위에서 말한 문제점들이 모두 해결되었습니다.
일단 공기가 훈훈하고 결로가 생기지 않으니 갑자기 습기가 차서 귀찮아지는 일들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목욕할 때 한 번씩 트는 정도로 전기세가 그렇게 많이 나올 것 같지는 않고... 목욕탕 요금 생각하면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조용히 깔끔하게 씻을 수 있으니 여러모로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단독주택에 사시는 분들은 한 번 응용해 보세요.
욕조에 물을 받으면서
이렇게 한쪽에 전기난로를 틀어 놓습니다.
입욕제까지 하나 넣으면 철분 냄새가 확 퍼지는 열도의 온천이 느껴집니다.
마침 쉬는 주말에 모처럼 집 가까운 곳에 볼거리가 생겨서 반가운 기분으로 이틀간 공연을 모두 보고 돌아왔다.(입장료 없었음!!!!!!)
부산진역은 나름 깊은 추억들이 여럿 남아있는 곳이라 지나다니며 닫힌 모습을 보면 늘 아련한 생각이 들었는데 가끔씩 전시라던지 저런 공연 때문에 열리게 되면 내용 불문하고 일부러 들어가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들어가 봤을 때는 매표소와 대합실 모습이 많이 보존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다 사라져서 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고마운 기획자들 덕분에 이틀동안 따로 보기 힘든 예술인들의 공연을 한자리에서 실컷 볼 수 있었던 정말 좋은 시간이었는데...
흥행은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지...?
행사의 내용이나 규모에 비해 일부러 관심가지고 찾아오는 사람이 아니면 알아내기 어려운 공연이었고, 생각보다 관객수가 적었던 것 같다. 아마도 스텝과 출연자들의 지인들이 대부분인 듯.
후원에 동구청이 없는 것도 좀 의문.
혼자 보기 아까운 생각에 여러 SNS에 포스터도 올리고 일단 가족들을 초대해봤으나 주말엔 피곤해서 쉬고 싶다고 모두 거절. 그나마 둘쨋날 친구 한 명과 동행 성공!
나에겐 낯선 장르들도 섞여 있지만 대체로 내용이 좋고 준비도 아주 잘 된 공연이었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김일두씨 노래를 듣고 싶었는데 사정상 불참으로 못보게 된 것이 아쉬웠음.
첫쨋날 '영상과 춤 콜라보레이션' 쿰바카에서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아주 좋았고, 둘쨋날 난생 처음으로 직접 보게된 플라맹코와 si lam의 티뱃음악이 아주 인상 깊었다.
앞으로는 이런 특별한 공연이 좀 더 대중들의 관심을 끌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정말 좋았는데...ㅎㅎ
그리고 나의 의견 한 가지.
부산진역 건물은 어떻게든 잘 보존 되어서 많은 시민들의 막대한 추억과 더불어 격에 맞는 용도로 잘 활용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현재의 관리상태는 지자체와 시민들의 관심 밖에 있는 것 같아 아쉽다.
몇 년 전에 역사 안에서 아웃도어 땡처리를 하는 것을 봤는데... 그렇게는 사용하지 말아주세요. 마치 오래 전 내가 좋아했던 가수가 변두리 캬바레를 전전하는 모습 같아서 서글픕니다.
여기서 부터는 11월 22일 토요일 공연장 모습 ↓
거문고 연주가 권은화
힙합 레퍼 Mista-C
레퍼 정지상
싱어송 라이터 홍슬민
싱어송 라이터 박소마
안무가 신상현
이뤄라의 조율 퍼포먼스
영상과 춤 콜라보레이션 쿰바카 - 허경미, 홍석진
칸츄리 김태춘
여기서 부터는 11월 23일 일요일 공연 모습 ↓
싱어송라이터 달
이석사, 장르가 뭐지??? 정체는 뭐지???
플라마 플라멩코
싱어송라이터 조연희
시람(si lam)
2012년 3월 3일 개방 당시 내부모습 ↓
2012년 4월 16일 지나가다 마주친 씁쓸한 부산진역의 모습
허파가 뒤집힐 것 같은 뉴스 따위 끊고 사는 편이 낫다고 늘 생각하지만,
매일 아침 작업이 끝나고 날이 밝으면 세상 소식이 궁금해 참지 못하고
초침이 정각을 지나자마자 타임카드를 찍고 쫓아오는 이 없는 탈주극을 혼자서 벌인다.
영주동 고개를 넘자마자 오늘도 특종을 터뜨릴 것 같은 북항은
굵은 헤드라인 한 줄도 없이 언제나 거기 상영중이다.
아침을 차려 놓고 기다리는 집사람 생각도 잊은 채,
같은 듯 날마다 다른 기사를 한참 동안 넋 놓고 스크랩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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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머리 위로 뛰엄뒤엄 지나가는 불꽃을 혼자서 구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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